가끔씩 과거의 태민이한테 가서 태민아 너 나중에 한국이랑 일본에서 솔로 앨범도 내고 드라마도 찍고 솔로 콘서트도 해. 일본에서도 하고 한국에서도 한다? 한국에선 앙콘도 할거야 라고 말해주는 꿈을 꾼다. 반짝반짝 빛나는 눈으로 입을 앙다물고 춤추던 어린 바가지 머리 소년에게 너의 노력은 결코 헛되지 않으며 누구보다 찬란하게 꽃필 것이라 미리 일러주면 그때 그 소년은 어떤 반응일까. 수줍게 웃으며 고개를 숙일까 아니면 그럴 줄 알았다고 눈을 반짝일까. 그저 지켜봤을 뿐인 나조차 순간순간 벅참을 느끼는 요 근래의 날들이 당사자 본인에게는 어떻게 느껴지고 있을까. 라디오에서 25살이 전성기가 아닐까 하던 21살의 태민이는 그 순간에 자신의 스물다섯이 이런 모습임을 미리 꿈꿔왔던 걸까.
시간이 이만치 흘렀으니 하는 말이지만 연초 공백기는 정말 너무...너무너무너무x718 힘들었닼ㅋㅋㅋ 음모론 말도안된다고 생각했고 여전히 음모론같은거 너무 싫어하는 사람인데도 에셈 이새끼들이 진짜 너갱이가 나가서 국내 팬덤 독기 빼려고 파워게임 하는줄 알았음(..) 일단 돈을 부어가며 투표한 골디에 못 나왔다는게 너무 컸다. 이놈의 회사는 연차가 쌓이면 연말시상식에 잘 안 내보내는 게 일종의 관례같은데 누가 생각하는지는 몰라도 그거 아니야...연말시상식 나와서 대상 못탄다고 가오 떨어지는거 아니니까 되도않는 짓 하지 말고 그냥 한번이라도 팬들이랑 접촉할 무대를 더 늘리는게 맞지 않을까 싶음. 특히나 인기상은 이 팬덤에 있어서 일종의 존심같은거라서 정말 인기상을 받아들고 웃는 한 3-4분 되는 시간을 위해 코어들이 이를 악물고 달려드는 건데 기껏 그렇게 했더니 돌아오는게 불참이라니. 아무리 팬질이 대가없는 사랑을 쏟는 것이라고 위안해도 어쩔 수 없는 허무함은 남는 법이다. 그나마 멀리서 날아온 민호의 따듯한 수상소감과 얼굴(..)로 어느 정도 마음이 달래지긴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전부 보수할 수 없는 커다란 구멍이 생겼던 것도 사실. 그런 상태에 상반기 내내 애들은 투어다 월드투어다 한류행사다 하며 국내선 얼굴 한 번 보기 어려웠고 특히나 태민이 최애인 나는 지옥의 불구덩이같은 상반기를 보냈다. 상반기 이태민 국내방송떡밥이 예능에 곁다리로 걸려나온 1분도 안 되는 영상이 전부라는게 실화인가요? 네 실화입니다.
나도 나름 이제 중견바수니의 반열에 이르렀기에 태민이의 저 밑도끝도없이 잠잠한 무소식이 어떤 의미인지 모르진 않았다. 다른 건 몰라도 이태민의 무소식은 반드시 희소식을 몰고온다. 경험상 조용할 수록 더 큰 게 터졌다. 근데 사람이 진짜 간사한게 다 아는데도 머리랑 마음이 따로 논다. 손으로는 무소식이 희소식이려니 하면서도 내 눈에서 흐르는 이 짠내는 뭐지..?ㅠㅠㅠ SNS를 하는 애도 아니고 SNS 피처링이 잦은 애도 아니고 목격담이 들리는 애도 아니고 개인활동으로 중간중간 예능에 등장하는 애도 아니라서 태민이의 상반기는 정말 콘서트뿐이었다. 번역기를 돌려가며 [게다가 오늘 너무 귀여워!] 정도로 나오는 후기들을 해독하고 이목구비가 흐릿하게 쓸린 프리뷰를 더듬어가며 이 악물고 버티는 떡밥의 보릿고개..☆ 나는 어장 안에 들어가 있는 물고기 주제에 꼴에 또 떡밥을 가리기 때문에ㅎ 일본콘만으로는 정말 너무 힘들었다. 그리고 그렇게 아 걍 눈감고 기절했다가 태민이 티저든 뭐든 떡밥 나오는날 깨워주세요 상태로 하루하루를 버티던 그때..! 염색이 뜸. 그때의 기분이란
이런 느낌.jpg
사실 염색이 뜨고 나서도 한동안 염색머리에 대한 추측만 분분했을 뿐 태민이 떡밥은 여전히 전무했던 기억이 난다. 그렇다곤 해도 그때부턴 좀 숨통이 트였다. 일단 그 이태민의 머리가 무려 파란색으로 변했다는 것 자체가 단순 심경 변화일 리가 없으니 온 몸으로 덕후들아 내 떡밥이 곧이니 조금만 더 버티거나를 외치는 것이나 다를 바 없었기 때문에... 그러다가 부도칸 소식이 발표되었다.
부도칸 퍼스트 스테이지 소식을 지인의 전화로 알게 됐을 때의 그 기분은... (이하생략) 어쨌든 뜨자마자 미친듯이 분노슬픔이랄지 이걸로 또 얼마나 말이 많이 나올까에 대한 불안스트레스랄지 또 태민이가 괜한 소리 들으면 어쩌나란 걱정이랄지 나 갈수는 있나에 대한 고민이랄지 뭐 여튼 이런저런 감정들이 액기스로 폭발했던 탓인지 감정 정리는 하루만에 다 끝났던 것 같다. 덕질 하면서 내 덕질복음 중 하나가 어차피 내가 놓친 태민이의 황금같은 시간들은 너무너무너무x718 많으니까(ex)괴도 인가 팬미팅) 거기에 하나 더 추가된다고 해서 너무 서글퍼하지 말지어다인데 그런 생각을 하며 못 갈 수도 있다고 마음을 먹었던 것 같다. 물론 비행기를 바로 결제한건 안비밀^^;; 흑흑 나 못갈거같아 하면서 표는 왜 끊었는지 지금 생각하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것만큼은 내가 다녀오고야 말겠다란 마음이 있었던 모양이다. 사실 선행 응모고 뭐고 다 떨어져서 진짜 일본 여행만 하게 될 뻔 했는데 결국 천우신조로 첫날 티켓을 구해서 잘 다녀왔다. 진짜 여행이 아니고 행군이라 표현해도 될 정도로 타이트하게 잡고 다녀왔는데 결론적으로 그 모든 개고생이 생각이 안 날 정도로 좋았기 때문에 후회는 없음. 부도칸 이야기는 또 천천히 써야지.
그리고 부도칸을 기점으로.. 태민이 떡밥들이 폭발하기 시작했다! 압축형인 태민이 답게 일본 콘서트-일본 앨범-일본 드라마-한국 콘서트-한국 단독 리얼리티-한국 앨범으로 이어지는 굵직한 떡밥들이 고구마 캐듯 줄줄 공개되기 시작했는데 공개된 떡밥들이 다 스케일들이 엄청나서 이게 무슨 일인가 했던 것 같다. 상반기 태민이의 그 기이할 정도의 고요한 시간들이 이 순간들을 위해 쌓아가던 것이었구나 새삼 와닿아서 태민이한테 참 고맙기도 했고. 이렇게 열일하는 거였으면 조금만 더 티내줘도 괜찮았잖아 광광대던 내가 넘 미안해지게^_ㅠ 흑흑.. 여튼 오프식도 올콘찍고 리얼리티를 보며 손수건 붙잡고 울다가 하찮은 애완주인 태민이를 보고 광대를 터트리고 드라마를 보며 무릎 갈리는 행복한 덕생을 누리고 있다. 당장 내일 오프식 앙콘 티케팅에 브이앱에 코멘터리에 파이널라이프가 있다는게 실화인가여?
어휴 너무 좋아 목요일만을 위해 살잖아 일주일이 목목목목목토일이었으면 좋겠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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